먼저 애니메이션이나 영상 연출 관련된 지식이 거의 없는 시청자의 시선으로 작성된 후기임을 밝힙니다.

별점 3.8 / 5 점
원작 만화를 마지막화까지 재미있게 본 입장에서 이번 애니화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성우들의 연기는 리얼하면서도 몰입감이 있어 캐릭터에 생생한 생명을 불어넣었고, 작화 역시 1기만큼 준수했으며 액션 신은 한층 더 다채롭고 역동적으로 발전했다. 특히 이번 시즌은 단순히 시각적인 화려함이 아니라 빛과 그림자, 물건의 배치 등으로 인물들의 감정과 분위기, 관계를 섬세하게 담아내는 연출 덕분에 깊이 있는 몰입감을 주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흡혈귀가 되는 것에 대한 혼란을 이겨내고,
나즈나를 '좋아'하게 되겠다고 결심한 코우와,
코우를 '반하게 하겠다'는 결심을 한 나즈나.
‘사랑’이란 대체 무엇인지 모른 채, 두 사람의 밤은 가속해 간다.
흡혈귀를 죽이려는 탐정 우구이스 안코의 손이 바로 눈앞까지 다가온다.
흡혈귀의 약점은 ‘인간이었을 시절 깊은 애착을 가졌던 것’.
그 약점을 미리 처리하려 하지만, 나즈나는 인간 시절의 기억이 전혀 없다.
나즈나의 숨겨진 과거란? 안코가 흡혈귀를 죽이게 된 이유는?
그리고, 나즈나와 안코 사이에 얽힌 ‘비밀’은...?
코우, 나즈나, 안코... 즐거운 '철야'로는 끝나지 않는,
새로운 ‘밤’이 시작된다!
-공식 줄거리-
1기 때부터 매혹적이었던 보랏빛 도시 전경과 별이 수놓인 밤하늘은 여전히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이 작품이 그리는 ‘밤’은 단순히 깜깜하고 고독한 공간이 아니라, 몽환적이고 따뜻하면서도 신비로운 매력을 가진 장소로 그려진다. 몽환적인 배경미술과 색채 연출은 여전히 일품이고, 1기와 마찬가지로 'Creepy Nuts'가 부른 힙한 느낌의 오프닝, 엔딩곡은 이번에도 작품의 분위기와 완벽하게 어울렸다.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색감으로 표현된 밤하늘은 볼 때마다 독특하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철야의 노래’는 단순히 어반 판타지와 로맨스를 섞어낸 독특한 장르적 재미에서 끝나지 않는다. ‘도시에 사는 뱀파이어’라는 판타지 설정 위에 ‘연애 경험이 없는 두 사람의 서툰 사랑 도전기’라는 로맨스를 올려놓았는데,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장르가 묘하게 잘 맞아떨어져 개성적인 재미를 만든다. 1기는 인물 소개에 집중된 시즌이라 본격적인 전개가 부족했지만, 2기에서는 드디어 진짜 이야기와 갈등, 과거사가 본격적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아직 사랑을 모르는 두 사람이 ‘연애와 사랑이란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탐구하는 과정은 시각적으로도 독특한 색감과 연출로 표현되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시티팝 장르의 배경음악 또한 이런 분위기와 어울려 작품 전체의 매력을 높였다.
이번 시즌에서는 특히 새로운 캐릭터들이 크게 눈에 띈다. 키쿠는 첫 등장부터 카메라 구도와 음향 효과 덕분에 미스터리하고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또한 흡혈귀가 가진 유혹과 거짓말, 그리고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은 새까맣게 물든 내면을 빛과 그림자를 이용해 대비적으로 표현해낸 연출이 강렬했다. 밝고 순수한 마히루의 시선에는 여전히 반짝거리는 존재로 보였다는 점은, 사춘기 소년이 어른 여성에게 느끼는 동경과 첫사랑을 잘 담아낸 장면이었다.
또 다른 인물 안코 역시 강렬했다. 자동차 불빛에 가려 얼굴조차 흐리게 보이는 첫 등장 장면부터 수상쩍고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이라는 느낌을 줬다. 이어진 전투 신에서는 강한 비트감의 배경음악과 빠른 템포의 액션이 어우러져 뇌리에 깊이 남았다. 긴박한 순간마다 클로즈업과 떨리는 화면을 활용해 정적인 장면마저 동적으로 보이게 만든 점도 훌륭했다.
이후 세리가 아키히토의 안경을 깨는 장면을 통해 아키히토의 인간 시절이 완전히 끝나고 확실한 흡혈귀로 거듭났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등 인상적인 연출이 이어졌다.
카부라의 이야기는 이번 시즌에서 가장 인상 깊게 남은 파트였다. 대화 장면에서 삐걱거리는 의자 소리를 통해 심리적 불안정함을 암시하거나, 빛과 그림자로 심리 상태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장면이 특히 좋았다. 흡혈귀로 새 삶을 시작하며 핏물에서 빠져나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장면과 1기 OST ‘로스타임’이 흘러나오던 순간은 말 그대로 소름이 돋았다.

카부라가 하루를 사랑하게 된 과정 또한 단순한 동성애 연출이 아니라, 제대로 된 친구를 만나지 못해 외롭고 병약했던 과거와 가혹한 가정환경 속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지지해주고 가족보다 더 가족처럼 대해준 하루에게 느낀 특별한 애정이 사랑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점에서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이후 하루를 잃고 난 뒤의 카부라의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스크래치음, 검은색 위주의 색감과 착장에서 나즈나를 만났을 때 다시 밝아지는 연출 등을 통해 심리 상태가 고스란히 전달되어 보는 내내 안타까웠다. 또한 연출적 디테일들도 눈길을 끌었다. 흡혈귀이기에 엘리베이터 속 거울에 카부라의 모습이 비춰지지 않는 장면같은 짧은 디테일부터, 야경을 활용한 몽환적인 연출까지 세심하게 챙겨진 부분이 많았다.
이렇게 카부라의 서사가 밝혀지며 그녀의 캐릭터성도 확실해졌고 오히려 이걸 이용해 개그씬이 나오는 것은 분위기 환기로도 충분히 좋았고 앞으로의 카부라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비춰질지 은근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해 재밌고 만족스러웠다.
나즈나와 메지로가 나누는 대화에서는 같은 공간에 있어도 서로 다른 의자에 앉는 연출로 관계의 거리감을 보여주었고, 이후 친해지고 난 뒤에는 같은 종류의 의자에 함께 앉아 대화함으로써 서로 가까워져 변화된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안코가 주도한 할로윈 에피소드는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전환점이었다. 안코라는 캐릭터의 진실과 목적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었는데, 불가능에 가까운 계획임을 알면서도 그것만이 유일한 삶의 목표라 여기며 10년을 바친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녀가 참 공허하면서도 처연하게 다가왔다. 다만 원작에서는 길게 느껴졌던 이 에피소드가 애니에서는 빠르게 정리되어 루즈해지지 않게 깔끔하게 잘 만들었다 싶으면서도 진지한 분위기가 더 길게 이어지지 않아 약간 아쉽기도 했다.
마지막 12화에서는 1기와 마찬가지로 제목이 ‘철야의 노래’로 돌아와 수미상관적인 인상을 주었고, 1기 엔딩곡이 다시 사용되며 완벽한 마무리를 지었다. 나즈나는 인간으로서 한층 성장했고, 야모리 또한 사랑과 어른이 된다는 의미를 더 깊게 배워나갔다. 원작에 없던 오리지널 장면들로 채워진 마지막 연출은 신선했고, 3기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었다.

전반적으로 이번 시즌은 시리어스와 로맨스를 잘 섞어냈고, 가끔 튀어나오는 다크한 분위기의 안코 같은 인물이 작품을 단조롭지 않게 만들어줬다. 괴물을 다루는 작품에서 빠지지 않는 괴물의 고뇌, 그리고 괴물과 얽힌 인간들의 고민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었다. 순간적으로는 메인 로맨스에서 벗어난 듯 보이지만 결국 전부 이야기에 녹아드는 구성 덕분에 흔들리지 않는 완성도를 보여준다. 인물들의 감정 표현이 디테일하게 살아 있고, 원작을 거의 그대로 살려낸 충실한 애니화였기에 원작을 재밌게 봤던 사람으로서 크게 만족스러웠다.
총평하자면, ‘철야의 노래 2기’는 웃음과 여운을 동시에 남기며, 1기 이상의 감정적 깊이를 선사한 시즌이다. 소소한 개그와 달달한 로맨스, 그리고 어둡고 묵직한 진지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보는 내내 몰입할 수 있었고, 한 편의 밤을 살아가는 듯한 경험을 주었다. 반드시 한 번쯤 보기를 권할 수 있는 작품이다.
'애니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후기/리뷰 (0) | 2026.01.02 |
|---|---|
| 명일방주 3기 후기/리뷰 (0) | 2025.12.30 |
| 명일방주 1~2기 후기/리뷰 (0) | 2025.12.29 |